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와이너리 투어/'16. 03 나파밸리

나파밸리 와이너리 투어 #intro 1 여자 혼자 샌프란으로 훌쩍





2016년 3월


갑작스럽게 휴가를 내고 7박9일 동안 나파밸리를 다녀왔습니다


사실 어마어마한 이유는 없었어요~


그저 운 좋게 장기 휴가를 쓸 기회가 생겼는데



 평소에 가고 싶었던 와이너리 투어를 가볼까? 



라는 생각을 시작으로

항공권, 숙소, 와이너리 서치 시작..


그리고 바로 예약 예약 예약 ㅋㅋ




이제 30대니 슬슬 결혼도 해야할 것 같고, 

이렇게 긴 장기휴가를 쓸 기회도 잘 없을테니 

이 때가 아니면 평생 못 갈 수도 있겠다는 나름 현실적인 생각이 들더군요-


사실 거의 앞 뒤 안 재고 질러버렸다는 게 더 맞아요 ㅋ



생각해보니 너무 갑작스런 일정이라

같이 갈 일행도 없었고

아무 연고도, 아는 사람도 없는 곳에 

저 혼자 홀홀단신으로 운전하고 돌아다녀야했으니깐요~ ㅠㅠ



날짜가 다가올 수록 하나하나 걸리는 게 많아

이렇게 질러버리지 않는다면 절대 떠나지 못했을 거에요..


단순하게 사는 게

가끔은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기도 한다는..



"난 와이너리 투어를 하고싶어! = 떠날까? GO!!"










아아~ 한가로운 공항 라운지-

너무 좋네요 ㅎㅎ


저는 이 시간이 제일 좋더라고요~


여행을 떠나기 전, 기대와 설레임에 부풀어 두근두근한 시간!



그 것도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주전부리 & 음료와 함께라면

이 보다 더 행복할 순 없네요 ㅋㅋ











혼자 떠나는 여행이지만

웰컴 드링크도 여유롭게 마시고, 룰루랄라 즐겁게 지내봅니다-


(언제 복병같은 외로움이 찾아올 지는 모르지만.. ㅠㅠ) 









급하게 휴가를 내고 간 거라 사람이 별로 없네요~

좌석 선택권도 거의 프리해서 1A으로 선택! ㅋㅋ 

전 앞에 뭐가 없는게 좋아요~
버스 탈 때도 맨 앞 자리, 학교 다닐 때도 맨날 맨 앞자리..
(잘 나가는 학생들은 맨 뒤에 앉는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전 잘 나가는 학생은 아니었던 듯..ㅋ)



아래는 각도를 조절해주는 버튼~

좌석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건
정말 어마무시하게 좋은 것 같아요..
여행의 피로감을 거의 1/10로 줄여주는 것 같다는.. 

그래서 빨빨거리며 더 잘 돌아다닐 수 있었죠 ㅋ 






세련되진 않았지만 아늑하고 편안해보이는 좌석입니다~
팔걸이는 좁은 편이에요~
하지만 옆 쪽에 짐을 수납할 수 있는 칸이 있어서 완전 다행..
(가끔 없는 기종도 있더라고요~) 
 
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도 있고,
독서등도 있고..
있을 건 다 있구나~







폭신폭신한 슬리퍼와 헤드셋~


록시땅 파우치도 하나씩 받았는데

안에는 양말, 빗, 칫솔, 핸드크림 등등 기본 어메니티들이 들어있더라고요~ 

선물 받은 것 같아서 괜히 기분 좋았음 ㅋㅋ







그럼 이제 기내식 메뉴를 한 번 살펴 볼까요? 


디너 메뉴입니다~

양식과 한식메뉴가 있는데, 저는 와인과 함께 먹기 위해 양식을 선택했어요~

- 양식 메뉴 - 

게살 크로켓
훈제 연어 아스파라거스 롤과 리코타 치즈
포르치니 버섯 수프
후추를 얹어 구운 닭가슴살과 블루치즈 소스 
치즈 (블루, 고다, 까망베르)
후식 (티라미수 치즈 케이크)
커피와 차 







와우! 이제 대망의 와인리스트 입니다!!
두근두근~

일단 샴페인과 화이트와인은..

파이퍼 하이직 브뤼 
로난 바이 끌리네 2014 
샤또 생 진 샤르도네 2011 

요렇게 준비되어 있습니다~ 

샴페인은 대한항공의 '페리에주에'에 비하면 다소 약한 감이 있지만
그래도 '파이퍼 하이직'이면 훌륭하죠! 

산뜻하고 달콤한 배, 사과, 감귤류의 향이 돋보이는 부드럽고 가벼운 샴페인이에요~
저도 아주 좋아합니다 ㅋㅋㅋ (마릴린 먼로도 좋아했다고 하네요)





레드 와인은..

샤또 드 마에레 2011
웬티 리바 랜치 피노누아 2012
루이 엠 마티니 나파밸리 까베르네소비뇽 2011

요렇게 준비되어 있습니다~ 

프랑스 와인은 일단 제끼고.. 
(미국에 가니 미국와인을 마셔야 한다며..ㅋ)
메인 메뉴인 닭가슴살과 어울리는 가벼운 피노를 주문해봅니다~






디저트 와인은..

포트 쌍뜨망 (=샌드맨 타니 포트)
쏘우밀 크릭 비달 아이스와인 

요렇게 준비되어 있습니다~ 

쌍뜨망이라고 해서.. 엥? 포트와인인데 프랑스껀가? 해서 봤더니
Sandeman (샌드맨) ㅋㅋㅋ

그래도 포르투칼 포트와인과 캐나다 아이스와인까지 있으니
구색이 모두 맞춰진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ㅋ

리스트가 국가, 품종, 와인유형 등 
여러모로 다양하고 풍성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 같아
참 좋더라고요 ㅎㅎ 






샤또 생 진, 소노마 카운티 샤르도네 2011 


풀바디에 가까운 꽉 찬 풍부한 질감, 
달콤한 배, 사과, 파인애플과 같은 크리미하고 부드러운 과일향..
오크 숙성으로 아몬드와 바닐라같은 토스티한 향도 함께 어우러집니다.
하지만 상큼한 산미 덕분에 느끼하지 않고 균형이 잘 맞춰지네요~

전형적인 미국와인 같은 느낌?
전.. 너무너무 좋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 

역시 미국 샤르도네는 실패하지 않아-






애피타이저인 게살 크로켓 입니다~

바삭바삭 따끈따끈~ 맛있었어요 ㅎㅎ


오키한 샤르도네랑 해산물은 잘 안 마시는 편인데

요건 튀김이라 그래도 궁합이 그나마 괜찮더라고요~

(그래도 살짝 비린맛이 도드라지기는 했음..)






웬티 리바 랜치 피노누아 2012


오오- 몬트레이 아로요 세코에서 만든 피노누아네요!!

피노누아는 서늘한 지역에서 좋은 품질의 와인이 만들어지는데
캘리포니아처럼 무더운 곳에도 서늘한 보석같은 지역이 있어요..
그게 바로 몬트레이! 


한 마디로 몬트레이에서 만들어진 피노누아는 왠만하면 다 맛있다..ㅋ

하아.. 부드러운 크림, 바닐라 향과 신선한 딸기 향..
미디움 바디의 다소 가벼운 질감이라 
아주 술술 잘 넘어갑니다~

마지막 아로마에는 가벼운 시가향도..
맛있어!!!!!






아스파라거스가 들어있는 연어롤도 따로 먹기에는 괜찮았으나..
와인이랑은 같이 안 먹는 걸루..ㅋㅋㅋ






전 빵순이라 빵이 너무 좋아요~ㅎㅎ

올리브 오일을 원하는만큼 쪼로록~ 따라서 빵에 찍어먹을 수 있습니다~

이런 센스쟁이들 ㅋㅋ 






포르치니 버섯 수프~

버섯향이 물씬 나는 살짝 슴슴한 수프~
전 이런 슴슴한 맛 좋아해요 ㅋㅋ

뜨끈~하니 속이 풀리는 기분이더라고요-
피노누아랑 같이 먹으니 좋았음..







블루 치즈를 곁들인 닭가슴살 요리~

하아.. 내가 기내식에 뭘 기대한거지..ㅋㅋㅋㅋㅋ
닭가슴살은..참 맛이 없습니다 ㅠㅠ 
(사실 기내식의 문제가 아니라 닭가슴살은 퍽퍽해서 원래 맛이 없음..)

다행히 블루치즈 소스가 엄청 잘 어울려서 
소스에 찍어 먹는 맛으로 다 먹을 수 있었어요 ㅋㅋ
피노누아랑도 잘 어울렸고요~ 






과일과 치즈가 함께 나왔는데

'샌드맨 타니 포트'를 함께 달라고 했어요~
당도도 알콜도 센 포트 와인~!

어마무시하게 달큰하면서 마지막에 견과류의 고소~한 향이
정말 끊임없이 들어가게 하더라고요 ㅋㅋ

거기에 호두가 잔뜩 들어있는 푸룬 슬라이스를 곁들이면.. 흐아아~






마지막엔 사실 아이스크림을 주길 바랬는데..ㅋㅋ

그래도 티라미수도 꽤 촉촉하니 맛있었습니다 ㅋ
하아.. 모든걸 하얗게 불태웠어..
(이제 먹는 것도 힘드네요)






제 마음을 표현해주는 것만 같은 창 밖의 풍경 ㅋㅋ






네.. 그리고 어느새 아침입니다 ㅋㅋ

저녁을 너무 과하게 먹은 탓에.. 도저히 니글니글한 것은 또 못 먹겠고 ㅠ 
두릅 소고기죽 주세요~! 라고 외쳤어요...
(역시 한국 사람..ㅋㅋ)




ㅋㅋㅋ 에그 스크램블이건 두릅 소고기 죽이건

디폴트로 제공되는 크루아상과 신선한 과일~

주면 또 먹습니다 ㅋㅋㅋㅋ


(사실 빵도.. 올리브 오일 찍어먹는 거 보다 버터 듬뿍 발라 먹는 걸 좋아해서..)





으하 ㅋㅋ 귀여운 간장~

두릅 소고기죽은 밍밍하지 않고 간이 잘 되어있어

생각보다 맛있게 먹었어요 ㅎㅎ






죽만 먹기엔 조금 아쉬워서..
저녁에 못 마셨던 와인을 또 주문해봅니다..ㅋㅋ

루이 엠 마티니 나파밸리 까베르네 소비뇽 2011 
 
오오!!!!!
이것도 왜 이렇게 맛있어요???!!!

한국에서 먹던 거랑 맛이 달라! 하면서 살펴봤더니
요건 '나파밸리'꺼네요.. 
제가 한국에서 먹었던 건 '소노마 카운티'에서 나온 거라고 합니다-






(좌) 소노마카운티 (우) 나파밸리 


라벨도 비슷해서 많이 헷갈리겠더라고요 ㅋㅋ
(나파밸리랑 소노마카운티의 가격은 거의 두 배 이상 차이난다는..)


맛은..  미디엄과 풀 바디 사이에 
블랙베리, 블랙체리와 같은 농축된 검은 과일의 향,
감초, 삼나무와 같은 아로마가 느껴지고요,
오크 숙성으로 인한 바닐라와 캐러멜향도 있습니다. 
훌륭한 구조감, 긴 피니시..
좋다 좋아~







정신없이 먹고 마시다보니 
폭신폭신한 구름도 보이고..
발치에는 샌프란의 아름다운 풍경이 내려다보입니다-



아무것도 모르면서 나파밸리에 와이너리 투어를 가겠다며

혼자 샌프란까지 왔네요 ㅋㅋㅋ


(제가 생각해도 좀 어이 없음 ㅋㅋ)


좌충우돌, 사건사고도 많았지만

그래도 정말 후회없는 멋진 여행이었어요!!!





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하고 즐거웠던 나파밸리 와이너리 투어,


이제 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




Are you Ready?